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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

타로카드 마이너 아르카나의 구성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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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의 발생 기원: 원소들의 상징성

원소들은 고대 동서양에서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성분으로 여겨졌습니다.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 마른 것과 젖은 것, 양지와 그늘, 수컷과 암컷 등의 개념을 통해 자연과 인간세계는 서로 대응하는 원소들에 의해 작용한다고 여겨졌습니다. 이러한 관념은 원소, 행성, 물질 간의 상관성을 확립하며, 자연의 대우주(Macrocosm)와 인간의 소우주(Microcosm) 사이의 상호작용을 반영한다고 믿었습니다.

 

고대인들은 네 가지 원소인 불(fire), 물(water), 공기(air), 흙(earth)이 세계를 지탱하는 기본적인 에너지 세력이라고 여겼습니다. 중국은 또한 금(⾦, metal)을 별도의 원소로 분류했고, 인도와 티베트에서는 영적인 원소인 에테르(ether)가 다른 네 원소에 스며들어 그것들에게 생명을 부여한다고 믿었습니다.

 

이러한 원소들의 상징성은 다양한 문화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며, 그중 하나가 타로(Tarot)입니다. 타로는 15세기 초기 이탈리아에서 게임으로 시작되었으며, 18세기 후반에는 점술용 타로카드로 발전했습니다. 타로는 메이저 아르카나(Major Arcana)와 마이너 아르카나(Minor Arcana)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대(⼤) 비밀 카드와 소(⼩) 비밀 카드로도 불립니다.

 

 

마이너 아르카나 카드의 구성과 의미

마이너 아르카나는 총 56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메이저 아르카나보다는 보다 일상적이고 소소한 주제들을 다룹니다. 이는 네 가지 수트로 나누어지며, 각 수트에는 궁정(宮廷) 카드인 코트(Court) 카드 4장과 숫자 카드인 핍(Pip) 카드 10장 (Ace∼10)로 총 14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코트 카드는 왕(King), 여왕(Queen), 기사(Knight), 시종(Page)의 4계급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는 '인성 발전의 여러 단계'를 상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마이너 아르카나는 총 56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계급 왕(King) 여왕(Queen) 기사(Knight) 시종(Page)
상징 의미 지배자, 성공, 책임감, 신뢰, 높은 직책, 집행력, 자신감,
위풍당당
사랑, 수용력, 친근함, 이해심, 부드러운 카리스마, 신뢰 활동성, 추진력, 충성심 순수함, 시작, 집중력, 소년, 학생, 유연한 사고

 

4원소(수트) 간의 우위를 나타내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라이더-웨이트(Rider-Waite) 덱에서는 완드를 앞으로 내세움으로써 불 원소의 우선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완드는 불 원소와 영적 측면을 상징하며, 깨달음, 영감, 진보, 성장을 주는 영적 세계를 나타냅니다. 지팡이 성향의 사람들은 영감적이며 성장 지향적이며, 불 같이 폭발적이고 카리스마가 있습니다.


컵은 물 원소를 상징하며, 마음의 사랑과 감정의 표현, 감정적인 측면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컵은 감정적 자아와 사랑의 깊은 면을 이야기하며, 창의성과 삶에 대한 성취감을 가져다줍니다. 컵 성향의 사람들은 감정적이며 창의적이며 사랑스럽고 수용적입니다.


검은 공기 원소를 상징하며, 정신적인 측면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양날의 성격을 가진 검은 상대를 증강하거나 파괴할 수 있습니다. 검은 성향의 사람들은 정신적이며 논리적이며 분석적이며 조직적입니다.


오각형(펜타클)은 땅 원소를 상징하며, 물질적인 측면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오각형은 성공을 나타내며, 물질적, 감정적, 정신적 세계에서 구체적인 결과를 나타냅니다. 오각형 성향의 사람들은 결과 지향적이며 기업가적이며 부유하고 번영합니다.

수트(suit) 완드(Wand) 컵(Cup) 소드(Sword) 펜타클(Pentacle)
음양(陰陽) 양(+) 음(-) 양(+) 음(-)
원소(元素) 불(火) 물(水) 공기(風) 흙(土)
특성 영적임, 직관 감정 이성, 사고 물질
의미 정열, 영감, 활력, 생명 사랑, 욕구, 창조, 수용 지성, 분별, 투쟁, 냉철 실질, 물질, 풍요, 금전
기질 능동적, 외향적 수동적, 내향적 능동적, 외향적 수동적, 내향적

 

핍(Pip 숫자) 카드는 각 4 원소마다 Ace부터 10까지 구성되어 있으며, 일상적인 모습들을 묘사한 40장의 카드를 포함합니다. 핍 카드는 다양한 구성과 의미를 갖고 있으며,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마이너 아르카나 핍(숫자) 카드의 구성과 의미>
Ace 창조적인 힘과 잠재력, 원초의 통일성, 생기 넘치는 일이 새롭게 시작
2 양극의 갈등적 대립, 이원적 대립물의 통합, 양극의 상호 보완적 균형
3 성장, 확장, 협력의 결실, 일체를 포괄하는 신성(神性), 최초의 완성 숫자
4 안정감, 확고, 견고함, 경직성, 현실, 이성(理性), 정적(靜的)
5 불확실성, 시련, 갈등, 좌절, 역경, 경쟁, 투쟁
6 평형, 조화, 균형, 희망, 즐거움, 긍정
7 지혜, 순환 주기의 완료, 일정 단계의 완성
8 재생, 오래된 잘못을 없애고 새롭게 개선
9 다른 숫자의 힘을 합친 것, 완성(10) 이전의 기초를 형성
10 완벽함, 완성, 컵과 펜타클에서는 행복과 기쁨의 최고 단계,
검과 지팡이에서는 시련과 심판을 의미

 

타로카드에 영향을 준 지적(知的) 배경은 다양한데 주요한 것으로는 점성술(astrology), 카발라(Kabbalah), 연금술(Alchemy), 수비학(數秘學, numerology)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중 마이너 아르카나 56장의 구조에 영향을 준 중세 유대교 신비주의(jewish mysticism) 대요(⼤要)인 카발라에서는 만물에 신성(神性)이 깃들어 있다고 여겼으며, 이 신성을 파악하기 위해 무한자(無限⼦)인 아인소프 (Ayin-Sof, 형체・실체 없는 존재, 空과 無의 개념)로부터 발 출(發出)되는 10개의 신비한 우주 창조의 빛인 세피로트 (Sefiroth), 즉 ‘생명의 나무’로 설명하는데, 각 세피로트는 10개의 세피라(Sefira)로 구성되며 이들 각각은 핍 카드의 각 각의 숫자와도 연관되어 있습니다.

 

마이너 아르카나와 음양오행의 상관성

엠페도클레스(Empedocles),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를 비롯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모든 물질은 물(water), 공기(air), 불(fire), 흙(earth)의 4가지 원소(元素)로 이루어져 있다’는 4원소설을 주장하였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엠페도클레스의 생각을 발전시켜 더욱 구체적인 4원소설을 주장합니다. 따뜻함과 건조함은 양(陽), 차가움과 축축함은 음(陰)에 해당합니다. 불교(佛敎)에서도 사람을 포함한 우주 만물이 땅[地], 물[⽔], 불[⽕], 바람[⾵]의 4대 (⼤) 요소로 이루어졌다고 보았습니다. 만물을 형성하는 이 네 가지 중요한 요소인 4대[원소]가 짐짓 모였다가 흩어졌다가 하면서 사람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모양을 만들었다가 없어졌다 하는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황도12궁(zodiac)이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이 중세  그림에서 지구는 4가지 기본적 요소, 즉 흙, 불, 물, 공기로 구성되어 있음을 나타냅니다.

황도12궁과 4원소

 

이러한 서양의 4원소설은 동아시아의 오행설(五⾏ 說)과 유사한 점이 매우 많습니다. 오행(五⾏)이란 만물의 기본요소인 목(⽊)・화(⽕)・토(⼟)・금(⾦)・수(⽔)의 다섯(五) 가지 기운이 행(⾏)함을 뜻합니다. 본래 오행은 나무・불・흙・쇠・물 등 자연계에 존재하는 5가지 기본 물질[오재五材]을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음양(陰陽)과 비슷하게 오행도 처음에는 자연적 속성이 농후했으나 전국시대(BC 403-221) 무렵부터 점차 추상화・관념화되기 시작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음양과 오행은 처음에는 각각 독립적인 철학범주였으나 진한(秦漢) 대에 이르러 융합이 완성되었고, 이후 음양오행은 “음양이기(陰陽⼆氣)가 오행을 화생(化⽣)하고 오행이 세계만물을 구성한다.”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음양오행론은 우주 만물의 서로 대응하는 둘, 그리고 서로 연관되는 다섯 가지 바탕 기(氣)가 서로 작용하는 가운데 온갖 현상을 지어내고 우주 만물을 생성・변화하게 하는 근원이자 법칙으로 이해되었습니다. 나아가 음양오행론은 자연계의 우주 만물만이 아니라 인간・사회・정치・역사 등과 광범위하게 연관됨으로써 동아시아 사람들의 사유와 삶에 중요한 준거로 작용하였습니다.


4 원소에서 흙(earth)은 오행상 토(⼟)에 대입할 수 있는데, 중앙에 위치하여 사방의 다른 오행을 두루 포용하며 중재하고 조절함으로써 어느 한쪽으로 기운이 치우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물(water)은 오행상 수(⽔), 불(fire)은 오행상 화(⽕)에 대입할 수 있습니다. 십이지(⼗⼆⽀)의 육충화기(六衝化氣), 즉 육기(六氣)에서 사해(巳亥)를 풍목(⾵⽊)이라 하고, 주역(周易) 팔괘 중 오손풍(五巽⾵ ☴)이 목행(⽊⾏)에 속하듯이 공기(air)는 오행상 목(⽊)과 밀접하게 연관됩니다. 오행(五⾏)을 음양(陰陽)으로 보면 목화(⽊⽕)는 양(陽), 금 수(⾦⽔)는 음(陰)이며 토(⼟)는 음에도 속하고 양에도 속하는 음양을 겸비한 결합체입니다.


마이너 아르카나 4가지 수트에서 지팡이(완드)는 불(fire) 원소와 양성(陽性+) 기질, 컵은 물(water) 원소와 음성(陰性­) 기질, 검(소드)은 공기(air) 원소와 양성(+) 기질, 오각 형(펜타클)은 땅(earth) 원소와 음성(­-) 기질을 상징합니다. 이렇게 마이너 아르카나의 각 수트는 금(⾦, metal)을 제외한 오행과 음양에 각각 배속될 수 있으며 음양오행과 일정한 상관성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펜타클(오각형) 2번 카드의 ∞는 주목의 대상이다. 무한대(infinity)를 의미하는 ∞의 모양은 하나가 다른 것으로 끝없이 변화, 음양의 끊임없는 상호작용, 영원한 창조행위, 역동적인 순환작용을 비롯하여 영원한 생명(eternal life)을 상징합니다. ∞은 양극(음양)이 서로 조화롭게 작용 함으로써 하나의 연속체를 만드는 모습이며, 예를 들어 한밤중에서 곧바로 한낮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연속적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밤낮이 교차되고 그리하여 하나의 연속체로서 하루를 이루는 것과도 같습니다.

 

∞이 의미하는 음양은 흑백의 논리처럼 고정된 절대의 세계가 아니라 마주 보는 대상과 함께 어우러져 작용하는 상대・대대(待 對)의 세계입니다. 이를 도형으로 나타내면 ◐나 ◑가 아니라 태극을 의미합니다. 태극(太極)이 움직여서 양(陽)을 낳고, 움직임이 다하여 음(陰)을 낳음으로써 하나의 태극이 음과 양의 둘로 드러납니다. 이러한 음과 양의 두 기(氣)가 순환을 하면서 화합하여 수・화・목・금・토의 오행을 낳고, 음양과 오행이 오묘하게 화합하여 만물을 생성한다는 이치가 함축되어 있는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모든 인간들이 보편적으로 공유하는 내용들로 구성되는 집단무의식인 원형은 세부적인 면에서는 개인 간에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시대와 문화, 지역 등을 초월하는 보편성을 갖는 점에 착안하여 타로(Tarot)의 소비밀 카드인 마이너 아르카나의 상징 의미와 동아시아의 보편적 인식체계이자 우주자연관인 음양오행과의 상관성에 관해 살펴보았습니다.


‘모든 물질은 물(water), 공기(air), 불(fire), 흙(earth)의 4가지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서양의 4원소설은 동아시아의 음양오행설과 유사한 점이 매우 많습니다. 4원소에서 흙은 오행상 토(⼟), 물은 오행상 수(⽔), 불은 오행상 화(⽕), 공기는 오행상 목(⽊)과 밀접하 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마이너 아르카나 4가지 수트에서 지팡이는 불(⽕) 원소와 양성(+), 컵은 물(⽔) 원소와 음성(­-), 검은 공기(⽊) 원소와 양성(+), 오각형은 땅(⼟) 원소와 음성(-­) 기질을 상징합니다. 이렇게 마이너 아르카나의 각 수트는 금(⾦)을 제외한 오행과 음양에 각각 배속되면서 일정한 상관성을 갖습니다. 마이너 아르카나의 4 원소와 동아시아의 오행설은 객관적인 과학의 진실 규명 차원이 아니라 중세 당시 서구인의 세계관과 고대 이후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인의 자연적 세계관을 나타낸다고 이해해야 합니다. 펜타클(2) 카드의 ∞와 태극 모양처럼 세상 모든 것은 상호 연결되면서 영원한 순환의 고리를 이룹니다. 일상에서의 평범하거나 소소한 일들을 다루고 있는 타로 마이너 아르카나와 동아시아의 음양오행이 상관성을 갖는 또 다른 중요한 의미가 바로 여기에 존재하는 것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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