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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20대 여성의 페미니즘 20대 남성의 여성혐오의 정치적 도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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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갈등의 이슈화

논쟁 우리 사회에서 젠더갈등이 본격화된 시점은 2000년대 들어서 온라인 공간에서 남성 커뮤니티와 여성 커뮤니티 간 상반된 입장 차이 속에서 2015년 20대 여성의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과 이를 지지하는 메갈리아의 등장과 궤를 같이한다. 이후 온라인상에서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세력과 페미니즘을 반대할 뿐만 아니라 여성을 혐오하는 세력 간의 젠더 갈등이 본격화되었고, 메갈리아에서 여성혐오를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여성을 공격하거나 비하하는 것에 거울처럼 반사해 다시 돌려주는 미러링(mirrroing) 전략을 사용했다.

 

그 결과 일부 청년 남성들은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을 더욱 강하게 표출하며 젠더갈등이 격화된다. 온라인상에서 격돌했던 젠더갈등이 본격적으로 오프라인 상에서 표출된 시점은 2017년 대통령선거가 있던 시기였다. 20대 남성은 과거 가부장적 사회에서 남성에게 주어진 기득권이 사라지고 오히려 젠더 관련 정책이 여성에게만 유리하게 작동되어 또래 여성과의 경쟁에서 남성이 역차별당한다고 주장하며 반페미니즘 전략을 내세웠다.

 

20대 남성이 역차별을 주장하는 주된 이유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과 극심한 취업난에 봉착한 상황에서 20대 여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남성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분노와 사회에 대 한 불만을 온라인상에서 여성 혐오나 여성 비하를 통해 갈등을 심화시켰기 때문이다. 20대 남성은 현재 남녀 간 성평등은 이미 달성되었음에도 젠더 관련 정책은 여성 친화적인 정책들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기회의 공 정성이나 능력주의에 위반되며 이는 오히려 남성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청년세대 특히 20대 젠더갈등과 관련 이슈에 주목한 것 은 2017년 대통령선거 이후 2018년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20대 남성이 당시 대통령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또래 여성과 비교해 낮다는 결과가 나온 직후였다. 당시 주목을 끈 부분은 다른 세대와 비교해 젠더와 상관없이 20대가 이념적으로 가장 진보적일 것이라는 통념을 뒤엎고 20대 남성이 젠더 이슈에 관해 또래 여성은 물론 중장 년층 남성보다 더 강한 보수적 입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다른 연구들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는데 20대 남성은 다른 세대의 남성과 차별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특히 20대 남성은 반페미니즘 의식에 있어서 20대 여성과 완전히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기에 그 차이가 매우 두드러졌다. 20대 남성이 또래 여성과 젠더 의식이 다르다는 선행연구들이 존재 하지만, 청년세대 내 남녀 간 이념 성향이나 정치적 행태에서 명확한 차이가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논쟁적이다.

 

앞에 언급한 대부분의 연구 들은 20대 남녀 간 의식 차이를 강조하지만, 20대 남녀 간 이념과 정치 행태에서의 차이가 뚜렷하지 않다는 연구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20대 남성은 이념이나 투표로는 규정하기 어려운 세대이다. 그 이유는 20대 남성은 이념적으로 진보 성향을 보이지만 안보 이슈에서는 보수적 성향을 나타냈고, 경제나 복지 이슈에서는 일관적인 성향을 보이지 않고 사안별로 다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20대 남성은 중장년층과 비교해 성평등 의식에서 중장년층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성평등 의식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가정, 직업, 사회 문화생활에서의 성평등 의식, 남자는 여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온정적 성차별주의, 그리고 여성에 대우가 불평등하다는 여성차별 존재 의식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측정된 젠더의식에서도 20대 여성과 차이가 크지 않았다.

 

청년세대 내 젠더 격차는 사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의해 영향을 받아 사회계층 중상위에 한정되어 나타날 뿐, 20대 남녀 간 이념 차이를 일반적인 현상으로 확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보는 연구도 있다. 또한 2003년부터 2018년까지 시계열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 청년 여성이 장년층 여성과 비교해 이념적으로 진보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과 또래 청년 남성을 비교해 본 결과 이념과 정책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젠더갈등 이슈 및 원인 분석

우리나라 젠더갈등은 그 원인에 대해서 매우 상반된 입장들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에, 젠더갈등 원인은 여러 다양한 요인들이 복잡하게 작용한 결과로 유추된다. 젠더갈등의 원인을 20~30대 청년 여성의 페미니즘에 대한 잘못된 이해라고 보는 견해가 약 34%로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지만, 우리나라의 남성 중심 문화로 젠더갈등이 생겼다고 보는 시각 역시 약 30%로 비슷한 비율로 나타났다. 이는 젊은 여성의 페미니즘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젠더갈등의 원인이라고 보는 비율만큼 가부장적인 문화가 문제라고 보는 비율이 유사한 것으로 나타나 젠더 갈등에 대한 원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대조적임을 알 수 있다.

 

젠더갈등은 2022년 대통령선거를 통해 우리 사회의 쟁점이슈로 부상했다. 물론 우리 사회에 젠더갈등 문제는 과거에도 존재했지만, 이번 대통령선거 전까지 우리 사회에서 젠더갈등은 주로 20대 청년층 남녀 간 갈등 문제로 취급되었다. 하지만, 20대 대통령선거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이슈가 보수정당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후보의 공약으로 공식 화되자 여성가족부 폐지 이슈로 상징되는 젠더갈등 관련 이슈가 선거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청년층 유권자는 물론 세대를 막론하고 여성가족 부 폐지를 비롯한 다양한 젠더갈등 이슈에 유권자 전체의 관심이 쏠리며 관련 논쟁이 확산됐다.

 

젠더 갈등의 원인에 대해서는 2030 세대 여성이나 남성의 페미니즘에 대한 잘못된 이해, 우리나라의 남성중심 문화, 문재인 정부의 여성우대 정책 등 다양한 요인들을 지목했으며, 어떤 한 원인이 젠더갈등의 원인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또한 젠더갈등 이슈 중 여성가족부 폐지와 여성할당제 폐지 이슈가 남녀 간 젠더 격차가 극명하게 갈리는 이슈였고 남성 육아휴직은 젠더 격차가 거의 존재하지 않은 이슈였다.

 

 

젠더갈등의 정치화

20대 대통령선거에서 젠더갈등 이슈가 주요 정당 후보인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에 대한 평가와 두 후보에 대 한 투표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여성가족부 폐지는 젠더갈 등 이슈 중 후보자의 감정적, 인지적 평가는 물론 투표결정 전반에 영향력을 발휘한 선거의 쟁점이슈였다. 또한 여성가족부 폐지 이슈 외 여성 병역의무와 남성 육아 휴직 이슈가 젠더갈등 이슈로서 후보에 대한 호감도와 국정운영 능력을 평가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젠더갈등 이슈는 더 이상 20대 청년 세대의 남녀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가 주목하는 이슈가 되었다. 2022년 대통령선거를 통해 선거의 쟁점으로 부상한 여성가족부 폐지로 대표되는 젠더갈등 이슈는 앞으로 한국의 선거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던 지역, 이념, 세대와 유사하게 새로운 갈등으로 부상하거나 기존 갈등과 함께 갈등을 심화시킬 것이다.

 

특히 20대 대통령선거에서 정치권에서 유권자의 표를 동원하기 위한 전략으로 여성가족부 폐지 이슈처럼 젠더갈등 이슈를 전략적으로 쟁점화시켰을 경우 젠더갈등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 해결은 더욱 깊은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 정치권은 추 후 선거에서 20대 대통령선거와 유사하게 젠더갈등 이슈를 쟁점 이슈로 부각하는 선거 전략을 다시 사용해 유권자의 표심을 공약하거나 이를 활용한 선거 캠페인을 수립할 확률이 높다.

 

이러한 패턴이 반복될 경우 젠더갈등은 현재보다 더욱 악화될 것이며 젠더갈등은 우리 사회에 이미 존재하는 다양한 사회 갈등과 함께 상호 작용을 일으켜 최근 한국정치의 매우 심각한 문제로 부상한 정치적 양극화를 가속시킬 것이다.  2024년 4월로 다가온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젠더갈등 관련 이슈가 20대 대통령선거처럼 쟁점으로 부각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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