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유형의 심리구조 파악하기: 유형역동의 이해
성격유형은 심리기능 간의 역동에서 기인한 것
MBTI 이론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칼 융은 사람의 마음이 위의 그림과 같은 모습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믿었다. 칼 융에 따르면 우리의 성격이 16가지로 나뉘는 이유는 이 4가지 심리기능이 개인의 성격을 형성하는 데 미치는 '영향력의 순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마음 안에서 영향을 미치는 1~4위까지의 순위가 있다는 뜻이다. 어떤 사람은 T(사고)가 1위이고 어떤 사람은 F(감정)가 1위가 되는 식이다. 즉, 성격유형은 이 4가지 기능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순위'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심리기능의 위계'라고 한다. 각 기능 간에는 우리의 내면에서 더 크게 작용하는 '위계와 서열'이 있다는 것이다.
사고(T) | ||
감각(S) | ↑ ← → ↓ |
직관(N) |
감정(F) |
칼 융은 사람의 성격유형이 다양한 이유가 전혀 다른 심리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지 않았다. 예를 들어 사람은 칼로 무 자르듯이 사고(T) 혹은 감정(F), 둘 중 하나만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사고(T)와 감정(F)의 두 요소가 다 어느 정도씩 내재되어 있다.
다만 그 심리기능들이 우리의 마음 안에서 영향력을 미치는 순위가 다른 것이다. 그러한 심리기능 간 영향력의 차이가 성격유형의 다름을 형성하는 것이다, 마음 안에서 영향력을 미치는 순위에서 사고가 1위인 사람과 감정이 1위인 사람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사고형인 사람이 감정이 전혀 없다거나 감정형인 사람이 사고 기능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칼 융은 우리의 성격이 칼로 자르듯 형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S, N, T, F의 네 가지 기능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역동에 의해서 구분된다고 보았다. 이것을 전문적인 용어로 '심리유형의 역동(Type dynamics)’라고 한다, 당신의 성격유형 역시 S, N, T, F의 네 가지 기능이 서로 역동을 일으키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당신의 내면에도 네 가지 기능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심리기능이 있고, 가장 영향을 덜 미치는 기능이 있다.
다만 칼 융이 말한 유형역동의 표현방식을 일반 사람들이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마이어스와 브릭스가 지금의 실용화된 형태로 정리를 한 것이다. 성격유형을 일상적인 삶 속에서 쉽게 활용하기에는 지금의 MBTI 표현방식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4가지 선호지표(E-I, S-N, T-F, J-P)를 통해 보다 쉽게 자신의 성격유형을 찾을 수 있고, 각 유형별 특징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쉬게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자신의 성격유형을 찾은 이후에 더 깊은 이해를 원한다면 칼 음의 표현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립적인 것은 서로 상호 보완한다(상보성의 원리)
그렇다면 칼 음이 말한, 우리 마음 안에서 영향력을 미치는 심리기능 간 순위(위계)는 어떠한 원리로 결정되는 것일까?
순위가 결정되는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아래의 그림을 다시금 살펴보자.
사고(T) | ||
감각(S) | ↑ ← → ↓ |
직관(N) |
감정(F) |
먼저 세로축의 사고(T)와 감정(F)은 '판단기능’이다. 판단기능은 말 그대로 판단을 하는 기능이다. '맞다, 틀리다 싫다, 좋다' 하는 식의 판단을 내리는 기능을 의미한다. 반면 가로축의 감각(S)과 직관(N)은 '인식기능이다. 인식기능은 판단을 하지 않고 무언가를 인식하는 기능이다. '하얗다, 빨갛다, 사과를 보니 백설공주가 떠오른다 ‘와 같이 특정한 정보를 인식하는 기능이다.
칼 융에 의하면 우리의 마음은 '판단기능'과 '인식기능‘이 서로 보완하고 상호작용하면서 성격을 형성한다. 측 판단기능을 쓰면 인식기능이 판단기능을 보완하고, 인식기능을 쓰면 판단기능이 보완한다. 예를 들어 시계를 구매한다고 해보자. 이때 좋고 싫음을 판단해서 결정을 내리고자 하는 마음도 있지만(판단기능), 시계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인식되면 판단을 유보하고 더 많은 정보를 얻으려는 마음도 있다(인식기능). 그리고 그러한 마음들이 서로 상호 보완하면서 어떤 시계를 살지, 또는 구매를 유보할지 등을 결정한다. 융이 말한 대로 우리의 마음은 판단기능과 인식기능이 적절히 상호작용하면서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만일 두 기능이 서로 상호 보완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가령, 판단기능만 사용한다면 신속하고 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지만 '독재자'가 될 것이다 새로운 정보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판단만 하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라. 다른 사람의 말을 중간에 끊고 자신만의 판단을 맹신하며 저돌적으로 돌진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인식기능만 쓰는 사람은 여러 정보를 인식하면서 부드럽고 유연한 모습을 보일 수 있지만 최종 마무리를 하지 못할 것이다. '키 없는 배의 모습을 떠올리면 된다. 인식기능만 쓴다는 것은 지속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기만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 판단기능이나 인식기능만 사용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앞서 시계 구매의 예에서 보았듯이 두 기능이 서로를 보완하면서 의사결정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의 마음속에서도 대립적인 두 개의 심리적 기능이 서로를 상호 보완하는 '상보성의 원리'가 작용한다. 우리 안의 심리기능 중 판단기능(T&F)이 1위 기능이면, 2위 기능은 인식기능(S&N)이 되고 인식기능이 1위 기능이 되면 판단기능이 2위가 되어 내면의 균형을 맞추려 한다.
에너지의 방향에도 적용되는 상보성의 원리
칼 융은 S, N, T, F 각각의 심리기능을 외향(E)과 내향(I)으로 구분했다. 에너지의 방향을 포함해서 심리기능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인식기능 | Se, Si, Ne, Ni |
판단기능 | Te, Ti, Fe, Fi |
각 성격유형의 심리기능의 순위를 결정할 때 위와 같이 에너지의 방향도 포함된다. 즉 같은 사고형(T)이라 하더라도 외향적 사고(E)와 내향적 사고(I)를 구분한다. 에너지의 방향에 따라 같은 T라도 현저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개념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위의 그림에서 보았던 S, N, T, F의 4가지 심리기능을 에너지의 방향에 따라서 한번 더 세분화한 것뿐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러한 에너지의 방향 역시 '상보성의 원리를 따른다는 것이다. 즉 영향력의 순위에서 1위가 외향이라면 2위는 내향이 되는 식이다. 그렇게 서로 상호 보완을 해나갈 때 균형이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1, 2위가 모두 외향이라면 어떻게 될까? 혼자서 숙고나 성찰과 같은 내면적 활동을 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다. 성찰 없이 외향적으로만 반응하는 사람을 상상해 보라. 반대로 1, 2위가 모두 내향이라면 어떨까? 모든 것을 내향화하는 사람은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자신의 내부세계에 지나치게 몰입하여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을 떠올려보라. 건강한 심리기능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외향적인 면과 내향적인 면이 적절히 균형을 잡아야 한다.
심리학자 칼 음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각각의 심리기능들이 '상보성의 원리에 따라 영향력을 행사하는 순위를 형성하고 상호 보완하면서 독특한 성격을 형성한다고 보았다.
16가지 유형의 심리위계(표)
이러한 원리를 바탕으로 도출된 16가지 유형의 심리기능 간 영향력을 미치는 순위는 다음과 같다.
유형 | 1위 | 2위 | 3위 | 4위 |
ISTJ | Si | Te | F | Ne |
ESTP | Se | Ti | F | Ni |
INFJ | Ni | Fe | T | Se |
ENFP | Ne | Fi | T | Si |
ISTP | Ti | Se | N | Fe |
ESTJ | Te | SI | N | Fi |
ISFP | Fi | Se | N | Te |
ESFJ | Fe | Si | N | Ti |
유형 | 1위 | 2위 | 3위 | 4위 |
ISFJ | Si | Fe | T | Ne |
ESFP | Se | Fi | T | Ni |
INTJ | Ni | Te | F | Se |
ENTP | Ne | Ti | F | Si |
INTP | Ti | Ne | S | Fe |
ENTJ | Te | Ni | S | Fi |
INFP | Fi | Ne | S | Te |
ENFJ | Fe | Ni | S | Ti |
핵심개념: 유형역동
MBTI에서 말하는 성격유형이란 단순히 I+S+T+J의 조합이 아니라 심리기능 간의 상호작용을 통한 역동을 의미한다. 이것을 전문적인 용어로 '심리유형의 역동'이라고 한다는 것을 앞서 이야기했다.
ISTJ와 같은 MBTI식 표현방식과 'Si Te F Ne’ 같은 '칼 융의 표현방식은 형태만 다를 뿐 같은 성격유형을 나타낸다. 칼 융의 표현방식은 성격유형의 '원인'이 되는 '심리구조도'라고 볼 수 있고, MBTI식 표현방식은 그 '결과'로서 겉으로 드러나는 '성격유형적 특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성격유형을 찾는 것에 있어서는 MBTI적 표현방식이 더 유용할 수 있으나, 성격유형에 대한 보다 깊고 정교한 이해에 있어서는 칼 융의 '심리구조도'가 필요한 것이다.
기억해야 할 포인트는 MBTI가 '평면적인 지표의 조합'이 아니라 '입체적인 유형의 역동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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