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젖을 물고 살던 장생(長生)이 밥을 먹으면 젖을 뗀다. 제 손으로 밥을 먹고 자라난다. 후견인의 손을 떠나서 인생이란 넓고 큰 광야와 바다로 한걸음 내디딘 것이다. 그는 세상에 대해선 전혀 백지상태이다. 보고 듣는 것이 모두 새롭고,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 알지 못한다. 백지에 토끼가 나타나면 토끼를 그리고 싶고, 사슴이 나타나면 사슴을 그리고 싶어 하듯, 닥치는 대로 그린다. 이것도 저것도 그리다 보니 화폭은 엉망이다. 시작만 있을 뿐 완성이 없다. 그와 같이 목욕(沐浴)의 별을 월지나 일지에 타고난 사람은 닥치는 대로 덤비고 뛰어드는 천방지축의 버릇이 있다. 눈에 띄고 귀에 들리는 것은 무엇이든 부딪치고 잡으려 한다. 남이 하는 것은 덮어놓고 나도 하려든다. 처음 시작은 거창하고 정열적이다. 하지만 새로운 것이 나타나면 금세 집어던지고 새것을 붙든다. 사랑을 해도 한 사람과 일관할 수는 없다. 보다 아름답고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미련 없이 훌쩍 떠나버린다. 직장도 어느 한 가지를 꾸준히 지켜 나갈 수 없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보고 싶기 때문에 기회만 있으면 미련 없이 떠나고 바꾼다.
그는 무엇이고 못하는 것이 없다. 하지만 어느 하나 완성된 것은 없다. 다 잘 한다지만 이루어진 것은 한 가지도 없다. 욕심이나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멋으로 하는 것이다. 멋있는 인생과 유행을 따라서 천리만리 멋있게 떠돌고 싶은 것이 목욕(沐浴)이다. 이제 어머니의 품에서 떠난 갓난아기는 철이 없듯이 부끄러움을 모른다. 알몸 그대로 벌거숭이는 아무데나 돌아다닌다. 목욕은 철부지의 벌거숭이 인생을 상징한다. 만인 앞에 치부를 태연히 내놓고 다녀도 수치도, 염치도 모른다. 단지 멋만 먹고사는 낭만의 젖비린내 나는 풋내기 인생이야말로 가장 멋있는 인생인 반면에 가장 위험천만하고 파란만장한 시행착오와 상처투성이의 다정다감한 인생이다. 그래서 사주에서는 목욕을 멋쟁이 도화살이라 해서 색난을 암시하는 동시에 풍류와 향락에 빠지고 천방지축 경거망동 하다가 실패만 하는 상처투성이의 패살이라 해서 운명의 기복과 파란이 무상함을 암시한다.
■성격
교양 여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목적에 대해 불안정하고 주의력이 산만하다. 지속력이 모자라서 교양을 갖추기에 보통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결점을 알지 못해서 감정이 내키는 대로 행한다면 성공과 실패가 반복되어 외롭고 불우한 인생이 될 수 있다. 심신이 불안한 만큼 일정한 곳에 정착하기 어려워 한가지 일도 끝내기 힘들며 주거를 전전하고 직업이나 업종을 자주 바꾸는 것이 특징이다. 가무예능적인 것을 즐겨 예능 방면에 뛰어들어 고생을 사서 하는 꼴이 되어 가족들에게 걱정과 피해를 끼치며, 뒤늦게 빛을 보는 사람도 있으나, 대다수는 무명으로 묻히는 사람이 많다. 목욕은 성(性)적으로 조숙하거나 이성 간에 새정과실이 쉬우며 남녀를 불문하고 결혼 후에 외도로 어려움을 당하기 쉽다.
■자리
년주 목욕: 일찍 고향을 떠나 여러 곳을 옮겨 다닌다.
월주 목욕: 부모,형제, 계부, 계모, 배다른 형제, 성 다른 형제.
일주 목욕: 부모덕 박약, 조업파기, 조실부모, 부부인연 없음.
시주 목욕: 말년이 어려우며 자식이 속을 썩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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