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운을 부르는 배산임수형 집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풍수지리적 관점에서 가장 이상적인 집터는 산을 등지고 하천을 바라보는 땅이다. 배산임수 지형은 주거입지를 고려할 때 첫 손에 꼽힌다. 전저후고(前低後高) 지형도 집터로 많이 거론된다. 집 앞쪽은 낮고 평평하며, 집 뒤쪽은 산이나 언덕이 있어 높아야 좋다. 이런 땅에 집을 지을 때는 보통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내려다보는 형태로 설계한다. 대체로 마당과 대문이 낮은 곳에 있고, 집은 그보다 높은 곳에 자리한다. 배산임수, 전저후고 조건을 만족하는 집터는 쾌적하고 건강한 샘활이 가능해 모두가 좋아한다. 일조량이 풍부하고 통풍과 배수가 잘되는 등 자연생태적 조건이 양호하기 때문이다.
화를 부르는 배수진을 친 집
'배산임수형 집'의 반대말은 '배수진(背水陣)을 친 집'이다. 물을 등지고 진을 친다는 뜻으로, 흔히 죽기를 각오하고 싸울 때 사용한다. 중국 한나라 때 명장 한신이 강가에 진을 치고 조나라 군대와 싸워 승리한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배수진은 위험한 발상이다. 운이 안 따라주면 군사들이 전멸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전술인데, 임진왜란 때 신립 장군이 충주 탄금대에 배수진을 쳤다가 왜군에게 대패한 일은 너무도 유명하다.
배수진을 친 집은 물을 등지고 산을 바라보는 형태다. 그런 집에서 살면 부귀를 누리기 어렵고, 불행이 끊이지 않아 삶도 고달프다. 물러설 곳 없는 곳에서는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하루하루가 위태로울 수 있기에 피하는 게 좋다. 그런데 배수진을 친 집은 건강운과 재물운이 왜 나쁜 걸까? 그 이유는 과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집 가까이에 산과 하천이 있는 경우, 밤과 낮에 부는 바람의 방향이 다르다. 온도 차 때문인데, 낮에는 산 정상의 온도가 하천의 온도보다 높기에 하천에서 산 쪽으로 바람이 분다. 밤에는 반대로 산에서 하천 쪽으로 산바람이 분다. 산을 바라보는 형태로 지은 집을 머릿속에 그려보자. 대개 집들은 앞쪽에 큰 창이 있고, 뒤쪽에는 작은 창을 낸다. 이 경우 낮에는 하천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작은 창문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온다. 창이 작으니 바람도 적게 들어오고, 그러면 집 안 공기가 탁해질 수밖에 없다. 양기도 부족해진다. 반면 밤에는 산바람이 큰 창문을 통해 집 안 깊숙이 들어온다. 이 바람은 살풍이 되어 편안한 잠을 방해하고, 집 안 온도를 떨어뜨린다. 집 안에 찬 기운이 도는데, 가족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을까? 아마 병치레하느라 바쁠 것이다.
배수진을 친 집은 왜 부를 얻기 어려울까? 풍수 경전인 설심부에 이런 내용이 있다. “인걸(아주 뛰어난 인재)은 산천의 기운을 받아 태어나는데, 산천이 생기를 띠고 좋은 모양이면 훌륭한 인재가 태어난다. 산이 수려하면 귀인이 나고 물이 좋으면 부자가 난다.” 풍수에서는 물을 재물로 본다. 따라서 물을 등진 집은 재물을 등졌다고 보아 부자가 되기 어렵다고 하는 것이다. 땅의 기운, 즉 지기(地氣)가 사람의 행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판단이다. 풍수지리 이론을 반영한 전통 마을에서 지대가 높은 산을 바라보는 집은 보기 힘들다. 이왕이면 지기를 제대로 받아 부귀를 누리려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주산에 저장된 지기는 지맥을 따라 지대가 높은 산에서 지대가 낮은 하천이나 들 쪽으로 흐른다. 어떤 경우에도 하천에서 산 쪽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래서 산을 등지고 하천을 바라보는 배산임수형 집은 지기의 흐름에 순응해서 복을 받지만, 반대로 배수진을 친 집은 지덕이 발동하지 못해 화를 당하기 쉽다.
결론적으로 배수진을 친 집은 두 가지 단점이 있다. 하나는 낮과 밤에 흐르는 바람이 서로 반대이며 살풍이 건강을 해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지기를 순하게 받지 못해 부귀할 기운이 집 안에 차지 못하는 것이다. 산을 등진 아파트에 재물이 고인다 그렇다면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배수진을 친 집을 알아보는 방법이 있을까? 배수진을 쳐 사람을 내치고 힘들게 만드는 집인지 알려면 앞이나 옆이 아닌 뒤쪽의 지세를 살펴봐야 한다. 집 뒤쪽에 산비탈이나 언덕이 있으면 '전저후고'의 지형이다. 이런 집터는 배산임수이므로 풍수적으로 단연 좋다. 말갈기를 붙잡고 달리는 것처럼 안정적이다. 그런데 집 뒤쪽에 들이나 콘크리트로 쌓은 축대가 있으면 한번 의심해봐야 한다. 경사지에 축대를 쌓은 뒤 집을 지은 경우, 배수진을 친 집일 가능성이 크다. 지기의 흐름을 역행한 집은 재물운이 약하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말등에 거꾸로 올라타 꼬리를 붙잡고 달리면 자세가 불안정하여 땅바닥에 곤두박질칠 수 있다. 크게 다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등산하다가 산 아래를 내려다보며 쉬는 것과 산 정상을 올려다보며 쉬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 어느 쪽이 더 편안하고 안정적일까? 당연히 산 정상을 등지고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는 쪽이다. 반대로 앉았다가는 뒤로 자빠져 다칠 수 있다. 배수진을 친 집은 비록 건축학적으로 안전하다고 해도 풍수적으로 기가 불안정하다.
그런데 똑같이 배수진을 쳤더라도 더 흉한 집이 있고, 덜 흉한 질이 있다. 뒤쪽 경사가 완만하면 축대가 높지 않으니 재물운도 그리 나쁘지 않다. 축대가 높을수록 경사가 급한 꽃이어서 재물도 쉽게 도망가거나 없어진다. 평지에 가까운 땅에 지은 집은 비록 배수진을 쳤어도 축대가 낮거나 아예 없을 수도 있다. 흥함도 그만큼 줄어든다. 따라서 도시에서 집을 볼 때는 반드시 집 뒤쪽으로 가서 축대가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높이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야 한다. 나의 운에 미칠 불행의 정도를 판단하는 과정이므로 절대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배수진의 정도가 심하고 그 단점을 극복할 좋은 묘책이 없다면 그 집과는 인연이 없는 것이다. 배수진을 친 아파트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먼저 아파트 정면이 어느 쪽인지 알아야 한다. 거실 중앙에 서서 빙 둘러봤을 때 창밖 풍경이 가장 많이 또 멀리 보이는 쪽이 아파트 정면이다. 도심에서 배수진을 친 아파트는 발코니 창문을 열었을 때 산이 가깝게 보인다. 또는 소나기가 쏟아졌을 때 빗물이 아파트 앞쪽에서 뒤쪽으로 흘러간다. 서울 강남은 뒤쪽에 한강이 있고 앞쪽으로 우면산과 구룡산이 보이면 의심해봐야 한다. 아파트에서 배수진의 정도는 내가 사는 동 건물의 뒤쪽에 얼마의 높이로 축대가 쌓여 있는지, 또 앞쪽에 있는 산이 얼마의 높이로 가로막고 있는지를 보고 판단한다. 축대가 높으면 재물이 쉽게 도망가고, 앞산이 높으면 건강이 나빠진다. 아파트 건물과 앞산 사이의 공간이 좁아 능압이 점점 심해지니, 억눌리는 중압감을 받아 몸 상태가 안 좋아지는 것이다.
누누이 말하지만, 배수진을 친 아파트는 양기가 세므로 건강에 해롭고, 물을 등지고 있어 재물운도 약하다.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런데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장 이사 갈 수도 없고, 무슨 묘책이 없을까? 이 경우 아파트 발코니에 수조(물확 등)를 두고 물을 가득 채운다. 수조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가 집안으로 침입하는 흉한 기운을 박아주고, 사람의 마음까지 안정시켜 준다. 중국에서도 재물을 불러온다는 이유로 현관 안쪽에 수족관을 설치한 뒤 금붕어를 키우는데, 이때 재물과 관련 있는 것은 금붕어가 아니라 물이다. 지맥의 지기에 순응해서 땅을 이용할 때만 바람을 순하게 얻을 수 있다. 즉 지기가 흘러드는 산 쪽을 등지고, 지기가 흘러가는 강과 시내 쪽을 바라보는 배산임수형으로 집을 지어야 복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지세를 무시한 채 배수진을 친 집과 건물은 약할 뿐 아니라 회오리바람 같은 살풍이 불어 건강을 해치고 재물운도 나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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